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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뭐든창하 2019. 6. 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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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하고 바로 읽고 싶었지만, 한달이 지나서야 읽게 되었다. 제목만 보고 호기심에 구매했는데, 저자가 아마존에서 12년이나 다녔다니, 아마존이라는 최고의 기업에서는 어떻게 일을 해야하는지 궁금했던것이 제목만 보고 느꼈던 호기심이었다. 책을 구매하고 나서야 큰 제목의 윗부분에 적혀있는 작은 글씨를 보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평균 근속 1년"이라는 문구가, 이 책을 사기 전과는 전혀 다른 호기심을 들게 만들었다.

 

매일받는 지원자의 이력서만 해도 5000건이 넘고, 전체 직원수는 65만명이 되어가는 상황에, 평균 근속 1년이라는 굉장히 짧은 기간에 직원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면서도, 조직과 프로세스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길래 오히려 최고의 기업이 될 수가 있는지가 처음의 호기심보다 더 궁금하게 되었다.
어느정도 정규화된 체계를 통해 통제하는 편으로 운영해나가는 방식이 통할리 없는 미국의 IT기업에서, 더욱이 구글이나 애플처럼 직원복지의 혜택을 엄청나게 받지 못하는 아마존이라고 누구나 알고 있는데 최고의 기업이 되었다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마침 12년이나 근무한 한국인 직원의 입장에서 쓰여진 아마존의 이야기는 꽤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사실 제일 궁금했던 것은 현실적인 경험에 비춘 해결책을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매너리즘에 빠지고, 회사의 정치에 신물나고, 정책에 불평불만이 늘어나고, 열심히 일한 동료들과 그렇지 않은 동료들의 차이가 없어지고, 위기의식에 대해 공감하지 못한 상황들에서, 어떤 방식이어야 예방할 수 있는지,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지...
모든 동료들이 서로 지켜나가고 싶어하는 비전은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일을 하는 방식의 가치관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자신의 책임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빨리 찾아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이런 현실적은 해결책을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했다.

 

아마존의 내부 깊숙한 얘기는 없어 궁금중을 모두 풀지는 못했지만, 저자의 말처럼 일과 삶을 설계하는 법에 대해서 나 스스로 어떤 기준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도 조금은 도움이 되었다. 

 

 

#1. 여정의 시작

@인테그리티가 중시되는 회사
동양에서 예의라고 배웠던 것들은 찾아보기 힘든 아마존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다른 규치들이 있었다. 우선 그들 대부분은 둘러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문제가 있으면 있는 그대로 돌직구로 말하는 업무상의 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였다. 말도 이메일도 '사실대로 요점만 간단히' 말하는 아마존의 언어는 이런 나에게 꽤나 낯선 문화였다. 또한 뒤에서 상사나 다른 사람을 험담하는 행위는 질 낮은 취급을 받는 분위기였다. 물론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니 모두가 항상 잘 지낼 수는 없지만 아마존은 어려움과 불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정식 창구가 따로 있었다. 매니저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 1 on 1 미팅은 별다른 포맷 없이 매니저가 매주 한 시간가량 한 명의 팀원과 단 둘이 이야기하는 것이다. 주로 앞으로의 계획을 함께 짜거나 회사 내의 고충을 이야기하는데, 누군가 때문에 불만이 있다면 매니저에게 가감 없이 말할 수 있다. 뒤에서 남을 욕한다는 측면에서는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목적이 감정 해소가 아닌 문제 해결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마디로 아마존은 기본적으로 예의나 복장, 어투, 태도보다는 능력과 다양성 그리고 인테그리티(integrity)가 중시되는 사회였다. 인테그리티는 미국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한국어로는 한마디로 번역하기가 쉽지 않은 단어로, 간단히 정의하면 '아무도 보고 있지 않아도 옳은 일을 하는 것(Doing the right, even when no one is watching)'이다. 위로부터 강요되는 권이에 따르거나 남의 눈을 의식하기보다는 스스로 지킬 것은 지키고 할 말은 하는 분위기가 어색하지만 묘한 매력이 있었다.
@원칙이 정말로 지켜지는 곳
생각해보니 내가 살아온 사회는 '말 따로, 행동 따로'인 경우가 많았다. 원칙은 거창하지만 그걸 진짜 믿고 지키면 바보가 되는 사회였다. 교실에 걸려 있던 '정직하게 최선을 다하자' 같은 급훈을 친구에게 인용하다가는 시답잖은 취급을 당할 게 뻔했다. 그런데 아마존의 원칙은 진짜였다. 이곳 사람들은 그 원칙을 정말 믿었고 그대로 행동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으며, 그것이 이상하거나 유치한 행동이 아니었다.

 

#2. 아마존의 문화, 공간 그리고 사람들

누군가가 "바보 같은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라고 시작한 질문을 하고 나면 많은 경우 "그건 사실 굉장히 좋은 질문이네요 That's actually a very good question"라는 말과 함께 대답을 시작한다. 아마존은 잘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것이야말로 바보 같고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몰라서 질문한 사람은 많은 경우 감사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용기 덕분에 모르면서도 가만히 있던 사람들도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질문들을 통해 구성원 모두의 이해가 높아지고 서로 간의 오해는 줄어든다. 단순히 서로를 아이디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누구나 자기 목소리를 두려움 없이 낼 수 있는 문화가 수평문화가 아닐까?

 

#5. 본질을 보는 눈과 머뭇거리지 않는 발

베조스 회장은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은 발표자게에는 편리하고 청중에게는 어려운 방식이라고 말한다. 발표자는 자신의 화술에 따라 강조할 부분을 부각하고 은근슬쩍 너어갈 부분은 적당히 감출 수 있다. 전체 내용의 일부만이 슬라이드로 청중에게 재단되어 전달되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알기 위해서는 중간중간 질문이 필수적인데 이런 질문들은 미팅의 흐름을 방해하기 일쑤다. 또한 발표자의 역량이 내용을 좌우하며 실제로는 그렇게 대단하지 않은 내용이 멋지게 포장될 수도, 반대로 아주 좋은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청중들이 각기 다른 내용으로 이해해서 차후에 불필요한 오래가 발생하기도 한다. 

반대로 모든 내용이 글로 표현되는 6페이저는 발표자에게는 어렵고 청중에게는 편한 방식이다. 빠르면 몇 시간 안에 준비되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와 달리 6페이저를 작성하는 데에는 보통 몇 주가 걸린다. 시간 낭비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발표자는 꼼꼼하게 생각하고 조사하고 쓰고 고치는 작업을 반복하며 스스로 주제에 대한 명확한 내용을 글로 정리하게 된다. 흘러가는 말과 달리 온전한 문장으로 쓰인 글에는 도저히 숨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프로포절 형식의 6페이저 구조
1) 배경과 질문
2) 질문에 답하기 위한 접근 방식(누가, 어떻게, 그리고 예상되는 결과)
3) 접근 방식 간의 비교
4) 앞으로 취할 행동,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게 고객과 회사에 혁신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설명

이렇듯 어렵게 준비한 문서를 미팅 참여자 수만큼 프린트하여 가져가면 아마존 사원들에게는 익숙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생소한 광경이 펼쳐진다. 처음 15~30분 동안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미팅이 시작되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간단히 서로 인사를 하고는 바로 프린트된 문서를 집어 들고 읽기 시작한다. 중간에 질문이 있거나 잘 이해가 가지 않거나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더라도 바로 묻지 않고 각 페이지에 펜으로 메모하며 끝까지 읽는다. 슬라이드 형식과 달리 끝까지 읽는 동안에 스스로 적었던 질문들이 뒷부분에서 답변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앞의 메모들을 중간중간 고치기도 한다. 

모두가 내용을 다 읽고 메모를 마치면 첫 번째 페이지로 돌아가서 내용 순서에 따른 활발한 논의가 시작된다. 내용은 이미 글로 설명되었고 읽은 후이기 때문에 내용에 대한 설명을 따로 할 필요는 없다. 참가자들은 각자 자신이 메모한 질문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발언하며, 모두가 처음부터 끝까찌 동일한 내용을 숙지한 상태에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진다. 발표자가 주도적으로 내용을 전달하고 질문을 받는 프레젠테이션 형식의 회의가 아니라 전체가 다 함께 참여하여 본질, 곧 관련 안건이 회사와 고객에 미칠 긍정적 영향과 혁신에 대한 심도 있는 회의가 진행되는 것이다. 발표자는 6페이저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에 대한 질문들을 관련 자료를 토대로 대답하며 수동적으로 회의를 주도한다.

 

#6. 극강 효율 아마존식 솔루션

아마존에서는 회사 규정으로 사원이 사내 이직을 희망할 시에 매니저가 적극 도와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워낙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이 많은 터라 아마존은 그 흐름을 막기보다는 사람이 바뀌어도 큰 문제가 없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더 노력한다.

 

#7. 정글에서 터득한 생존법

하나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아주 작은 한 걸음만큼의 일을 하는 과정이다. 질문은 '이제 뭘 해야 하지?' 같이 아주 바보 같고 단순해도 좋다.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이니 아무런 거리낌 없이 편하게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을 하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이 대화 과정을 순차적으로 쭉 기입한다. 글이 있기 전에 말이 있었고 대화야말로 가장 원시적으로 자연스러운 말의 형태라서 이렇게 하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일이 진행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8. 아마존의 가장 큰 가르침, 나로 서기

베조스 회장의 '후회 최소화 프로임워크 Regret Minimization Framework'에 대해 듣게 되었다. 이것은 2010년에 자신의 모교인 프린스터대학의 졸업 축사에서 한 이야기인데, 쉽게 말하면 '인생의 갈림길에서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한 그의 삶의 공식이다. 샤르트르 Jean Paul Sartre가 인생은 B(birth)와 D(depth) 사이의 C(Choice)라고 말한 것과 같이 그 또한 "결국 우리는 우리가 한 선택 그 자체라고 이햐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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